[6편] 자른 줄기의 재탄생: 실패 없는 물꽂이와 삽목으로 식물 번식하기
지난 5편에서는 식물을 더 풍성하고 단단하게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가지치기'의 원리와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과감하게 생장점을 자르고 나면, 필연적으로 바닥에 툭툭 떨어지는 잘려 나간 줄기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처음에는 이 줄기들을 보며 "아깝지만 쓰레기통에 버려야겠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잘려 나간 줄기들이야말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우리 집 반려식물의 개체수를 두 배, 세 배로 늘릴 수 있는 최고의 보물입니다. 식물은 동물과 달리 스스로 몸을 복제하여 새로운 뿌리를 내리는 엄청난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가지치기 후 남은 줄기를 활용해 새로운 식물로 키워내는 양대 산맥인 '물꽂이'와 '삽목(흙꽂이)'의 기초를 실패 없이 성공하는 실전 법칙과 함께 아주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1. 초보자에게 가장 안전한 첫걸음, 물꽂이(수경재배)
물꽂이는 말 그대로 자른 식물의 줄기를 물에 담가서 뿌리를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눈으로 뿌리가 자라나는 과정을 매일 확인할 수 있어서 가드닝의 재미를 느끼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꽂이용 줄기 다듬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줄기의 아래쪽 잎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물에 잠기는 부분에 잎사귀가 그대로 남아있으면, 그 잎이 물속에서 부패하면서 세균이 번식하고 결국 줄기 전체를 썩게 만듭니다. 물에 잠길 아래쪽 마디의 잎은 과감하게 따주고, 맨 위쪽의 잎 2~3장만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에너지가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유리병의 선택과 물 교체 주기
투명한 유리병에 물을 담아 줄기를 꽂아둡니다. 이때 직사광선이 바로 들어오는 창가는 피해야 합니다. 빛이 너무 강하면 물 온도가 올라가고 이끼가 끼어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합니다. 물은 수돗물을 그대로 사용하되, 하루 정도 미리 받아두어 염소 성분을 날려 보낸 물이 가장 좋습니다. 물은 탁해지기 전에 최소 2~3일에 한 번씩 갈아주어 물속의 산소를 공급해 주는 것이 성공의 핵심입니다.
2. 튼튼한 뿌리를 곧바로 내리는 삽목(흙꽂이)의 요령
삽목은 자른 줄기를 물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흙에 심어 뿌리를 내리게 하는 방법입니다. 제라늄이나 다육식물처럼 줄기 자체에 수분이 많아 물에 넣으면 쉽게 썩는 식물들에게 특히 효과적입니다.
상토의 선택이 성패를 가른다
삽목을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기존에 식물이 자라던 일반 분갈이용 흙에 그대로 꽂는 것입니다. 일반 흙에는 식물의 성장을 돕는 영양제나 비료 성분이 들어있는데, 아직 뿌리가 없는 줄기의 절단면에 비료 성분이 닿으면 상처 부위가 화상을 입듯 까맣게 타들어 가며 썩어버립니다. 따라서 삽목을 할 때는 영양분이 없고 배수가 극도로 잘되는 '질석', '펄라이트', 혹은 영양 성분이 빠진 '무비 상토(삽목용 상토)'를 사용해야 합니다.
심기 전 '말리기'와 습도 유지
상토에 줄기를 꽂기 전, 절단면을 서늘한 그늘에서 몇 시간 동안 바짝 말려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상처 부위에 얇은 막이 형성되어 흙 속의 균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흙에 심은 후에는 흙이 바짝 마르지 않도록 분무기로 주변 습도를 높여주어야 합니다. 아직 뿌리가 없어서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므로 공기 중의 습도가 높아야 잎이 마르지 않고 버틸 수 있습니다.
3. 언제 화분으로 옮겨 심어야 할까? 아주 안전한 이사 타이밍
물꽂이를 하던 줄기에서 마침내 하얗고 귀여운 뿌리가 돋아나기 시작하면 무척 경이롭습니다. 하지만 뿌리가 나오자마자 신나서 바로 흙 화분으로 옮겨 심으면 식물이 몸살을 앓거나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속에서 자란 뿌리는 흙 속에서 자란 뿌리보다 훨씬 약하고 부드러운 상태입니다. 이 약한 뿌리가 흙의 압력과 마찰을 견디려면 최소한 뿌리의 길이가 5cm 이상 자라나고, 메인 뿌리 옆으로 미세한 곁뿌리(잔뿌리)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을 때 비로소 흙으로 이사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흙으로 옮겨 심은 첫 일주일 동안은 물꽂이 환경과 비슷하도록 흙을 평소보다 조금 더 촉촉하게 유지해 주며, 식물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서서히 물주는 주기를 늘려가는 것이 정석입니다.
3줄 핵심 요약
물꽂이를 할 때는 물에 잠기는 아래쪽 잎을 반드시 제거해야 줄기가 부패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흙에 바로 심는 삽목을 할 때는 비료 성분이 없는 무비 상토나 질석을 사용해야 잘린 단면이 썩지 않습니다.
물꽂이한 식물은 뿌리가 최소 5cm 이상 자라고 잔뿌리가 돋아났을 때 비로소 안전하게 흙 화분으로 이사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7편에서는 계절 변화에 따른 첫 번째 고비인 '겨울철 실내 식물 냉해 예방과 온도/습도 조절 가이드'를 다룹니다. 추운 겨울에도 반려식물이 얼어 죽지 않고 안전하게 거실에서 겨울을 나는 꿀팁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함께 이야기해요] '랜덤박스' 독자 여러분은 물꽂이나 삽목으로 식물의 대가족을 만들어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시 지금 물병에 꽂아둔 줄기가 있다면 어떤 식물인지 댓글로 자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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